김홍신문학관

장편소설

칼날 위의 전쟁

1996
전 2권
해냄출판사에서 출판
『칼날 위의 전쟁』은 본격적인 기업 소설이면서, 기업 소설이 자랑할 수 있는 성격적 특성을 여러 가지로 거느리고 있어 주목을 끈다.
이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이야기는 국가와 국가, 기업과 기업 간의 정보전 곧 산업전쟁이다. 그것은 ‘최첨단 과학 기술의 집합이자 현대 과학의 쌀’이라 일컬어지는 반도체를 그 정점에 두고 있다. 이 무기 없는 전쟁에는 한국의 정보기관들, 일본의 다이와 조직, 미국의 CIA 등이 등장하고 특히 한국과 일본의 재벌기업들이 주역으로 나서기도 한다.
『칼날 위의 전쟁』의 소설적 기교와 주제의식 표출은, 이 소설이 그의 『인간시장』과 서있는 입지점이 확실히 다르며, 또한 동시대의 ‘비문학적 전문성’으로 성가를 얻었으되 그 전문성이 문학적 치환의 형태를 보여 주지 못한 『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』 『베니스의 개성상인』 등과 발화 방식이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입증한다.
작가 김홍신이 한 시대 또는 역사의 첨예한 문제를 앞에 두고 정론적인 문학적 해석력을 부가한 뜻있는 작품이라 할 것이다. 적어도 아직까지 이 무기 없는 전쟁의 전면과 후면, 빛과 그늘을 이처럼 적극적으로 또 효율적으로 부각시킨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.
- 김종희 (문학평론가), 1997년 5‧6월호 기업과 문학, 「무기 없는 전쟁의 빛과 그늘」중에서